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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거울의 환상: "내 그럴 줄 알았지!"는 왜 위험한 착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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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 파헤쳐 본 사후 판단 편향의 모든 것

제1장: “내 그럴 줄 알았지” 현상: 사후 판단 편향 입문

1.1. 환상의 정의: 핵심 개념과 용어

어떤 일이 터지고 난 뒤, “아, 처음부터 그렇게 될 줄 알았어“라고 무릎을 탁 쳐본 경험, 다들 있으시죠? 바로 그 느낌이 ‘사후 판단 편향(hindsight bias)‘의 시작입니다. 이 편향은 어떤 사건이 발생하고 나면, 그 결과가 일어나기 전보다 훨씬 더 예측 가능했던 것처럼 느끼는 우리 마음의 경향을 말해요. 학자들은 이 현상을 ‘내 그럴 줄 알았지 효과(knew-it-all-along effect)‘라는 아주 직관적인 별명으로 부르기도 한답니다.

국내에서는 ‘사후 확신 편향‘이나, 좀 더 재미있는 표현으로 ‘뒷북 편향‘이라고도 불려요. 이 모든 용어의 핵심은 ‘기억의 재구성‘에 있습니다. 우리 뇌는 과거의 기억을 비디오처럼 그대로 재생하는 게 아니에요. 대신, 결과를 이미 알고 있는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를 다시 해석하고 편집하는 거죠. 이 과정에서 과거의 불확실했던 안개는 걷히고, 현재의 결과만이 유일하고 필연적인 길이었던 것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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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편향의 보편성

사후 판단 편향은 몇몇 사람들의 실수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가진 아주 보편적인 특성이에요. 정치 예측부터 스포츠 경기 결과, 심지어 친구와의 사소한 다툼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판단이 필요한 거의 모든 곳에서 나타나죠.

이 편향이 정말 위험한 이유는 우리를 근거 없는 **과신(overconfidence)**에 빠뜨리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도 내가 다 맞췄잖아?“라는 착각은 미래에 더 위험한 결정을 내리게 하거나, 다른 사람의 합리적인 의견을 무시하게 만들 수 있어요. 결국 “내 그럴 줄 알았지"라는 오만한 믿음이 미래의 실패를 부르는 씨앗이 될 수 있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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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편향은 복잡한 세상에 질서와 의미를 부여하려는 우리의 본능적인 욕구와도 맞닿아 있어요. 결과를 알고 나면, 우리 뇌는 그럴듯한 인과관계를 만들어 ‘이야기‘를 완성하려는 경향이 있거든요. 이를 ‘의미 만들기(sense-making)‘라고 합니다. 이 편향이 왜 생기고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 그것이 바로 더 나은 판단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겁니다.


제2장: 심리적 토대: 제한된 합리성에서 휴리스틱과 편향으로

2.1. 합리성의 한계: 행동경제학의 부상

옛날 경제학에서는 인간을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라는 완벽하고 합리적인 존재로 가정했어요. 이들은 언제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모든 정보를 완벽하게 계산해서 최적의 선택을 하는 로봇 같은 인간이죠.

하지만 정말 우리가 그런가요? 여기에 의문을 던지며 등장한 것이 바로 행동경제학입니다. 행동경제학은 심리학을 경제학에 접목해 현실 속 인간의 ‘진짜’ 행동을 설명하려 하죠. 그 선구자인 허버트 사이먼은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이라는 개념을 제시했어요. 인간의 뇌는 슈퍼컴퓨터가 아니며, 제한된 시간과 정보 속에서 ‘최적’이 아닌 ‘충분히 만족스러운’ 대안을 선택한다는 겁니다. 그는 “정보의 풍요는 관심의 빈곤을 낳는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죠. 정보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합리적 판단을 포기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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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휴리스틱과 편향 프로그램

사이먼의 아이디어를 이어받은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는 사람들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연구했어요. 그들은 우리가 복잡한 문제를 풀기 위해 ‘휴리스틱(heuristics)‘이라는 정신적 지름길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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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리스틱은 대부분 빠르고 효율적이지만, 때로는 체계적인 오류, 즉 ‘인지 편향(cognitive bias)‘을 낳습니다. 예를 들어 ‘가용성 휴리스틱‘은 어떤 사건이 머릿속에 쉽게 떠오를수록 그 일이 실제로 더 자주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 경향이에요. 언론에서 비행기 사고를 크게 보도하면, 통계적으로 훨씬 위험한 자동차 운전보다 비행기 타기를 더 무서워하는 것처럼요. 바로 이 가용성 휴리스틱이 사후 판단 편향을 일으키는 핵심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답니다.

2.3. 인지적 지형도에서 사후 판단 편향의 위치

사후 판단 편향은 우리 머릿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인지 편향 중 하나일 뿐이에요. 내 생각과 맞는 정보만 골라 믿는 ‘확증 편향’, 처음 들은 정보에 집착하는 ‘닻내림 효과’, 내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과신 편향’ 등이 이웃사촌처럼 얽혀있죠.

결국 사후 판단 편향은 우리 뇌가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만들어낸 효율적인 운영체제의 자연스러운 결과물입니다. 어떤 사건의 결과가 알려지면, 그 결과로 가는 길이 머릿속에서 아주 쉽게(가용성 높게) 떠오르고, 그 쉬움 자체가 ‘원래 그럴 줄 알았다’는 착각을 만드는 거죠. 그래서 이 편향을 없애려는 노력은 단순한 버그 수정이 아니라, 뇌의 기본 설정을 거스르는 힘든 정신적 노동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제3장: 사후 판단 편향의 기원: 피쇼프의 기념비적 실험

3.1. 선구적 연구자: 바루크 피쇼프

사후 판단 편향을 처음으로 과학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사람은 심리학자 바루크 피쇼프입니다. 그는 1970년대에 카너먼과 트버스키의 지도를 받으며 이 현상을 실험으로 증명하고 이름을 붙였죠. 그의 연구는 이후 수천 건의 후속 연구를 낳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3.2. 고전적 실험 패러다임 (Fischhoff, 1975)

피쇼프의 실험 설계는 아주 간단하면서도 기발합니다. 그는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었어요.

  • 사전 예측 집단(Foresight Group): 특정 역사 사건에 대한 설명을 읽고, 가능한 4가지 결과 중 어떤 일이 일어날지 확률을 예측합니다. 실제 결과는 모르는 상태죠.
  • 사후 판단 집단(Hindsight Group): 똑같은 설명을 읽지만, 마지막에 “실제로 이 결과가 일어났습니다"라는 정보를 추가로 받습니다. 그리고 “만약 이 결과를 몰랐다면, 각 결과에 몇 퍼센트의 확률을 부여했을 것 같나요?“라는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이 실험의 핵심은 사후 판단 집단에게 “결과 정보를 무시하라"고 요구하는 부분이에요. 과연 사람들이 그럴 수 있었을까요?

3.3. 실험 자극과 발견

피쇼프는 1814년 영국군과 네팔 구르카족의 전투,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사건들을 실험에 사용했어요.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실제 결과를 들은 사후 판단 집단은, 그 결과를 몰랐던 사전 예측 집단보다 그 특정 결과가 일어날 확률을 훨씬 더 높게 평가했습니다. 심지어 자신이 원래부터 그렇게 예측했었다고 기억 자체를 왜곡하기까지 했죠. 이것이 바로 ‘내 그럴 줄 알았지 효과‘가 실험실에서 명확하게 포착된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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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서서히 다가오는 결정론”: 이론적 기여

피쇼프는 이 현상을 ‘서서히 다가오는 결정론(creeping determinism)‘이라고 불렀습니다. 결과에 대한 지식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스며들어, 과거의 사건들을 그 결과에 맞춰 재배열하고, 결국 그 결과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던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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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실험은 사후 판단 편향이 의도적인 거짓말이나 허세가 아니라, 우리 뇌의 지식 구조 자체가 변해버리는 무의식적인 과정임을 보여줍니다. 결과를 알고 나면, 그 이전의 불확실했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인지적으로 거의 불가능해지는 거예요. 이는 과거의 결정을 공정하게 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시사합니다.


제4장: 사후 판단의 인지적 구조: 작동 기제 해부

4.1. 기억의 왜곡과 재구성

앞서 말했듯, 우리 기억은 과거를 그대로 저장하는 비디오테이프가 아닙니다. 오히려 현재의 지식과 믿음이라는 렌즈를 통해 과거를 계속해서 ‘재구성‘하는 과정에 가깝죠. 사건의 결과를 알게 되면, 그 결과는 기억을 떠올릴 때 아주 강력한 ‘단서‘가 되어, 원래의 불확실했던 예측을 실제 결과에 맞게끔 왜곡시켜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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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의미 만들기와 일관성 추구 욕구

우리는 본능적으로 세상을 예측 가능하고 의미 있는 곳으로 이해하고 싶어 합니다. 예측 불가능한 혼돈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니까요. 결과가 알려지는 순간, 우리 뇌는 그 결과에 맞춰 인과관계의 사슬을 엮어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이 잘 짜인 이야기는 우리에게 안정감을 주지만, 그 대가로 과거의 다른 가능성들을 지워버리고 결과를 필연적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죠.

4.3. 관련 편향들과의 상호작용

사후 판단 편향은 혼자 움직이지 않아요. 다른 인지 편향들과 한 팀처럼 움직이며 서로를 강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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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용성 휴리스틱: 결과가 알려지면 그 결과로 가는 시나리오가 머릿속에 너무 쉽게 떠오르고, 이 ‘쉬움’ 자체가 그 결과가 뻔했다는 착각을 만듭니다.
  • 확증 편향: 결과를 알고 나면, 그 결과를 뒷받침하는 과거의 단서들만 선택적으로 기억하고, 반대되는 단서들은 무시하거나 잊어버립니다.
  • 과신 편향: 과거 예측이 실제보다 정확했다고 계속 착각하면서, 미래의 예측 능력에 대해서도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이 세 가지 편향의 악순환은 ‘학습‘을 방해하는 최악의 조합입니다. 진정한 학습은 예측이 틀렸을 때의 ‘놀라움’에서 시작되는데, 사후 판단 편향은 이 놀라움이라는 감정 자체를 없애버리기 때문이죠. 결국 우리는 과거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될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제5장: 현실 속의 편향: 주요 분야별 발현 양상과 결과

사후 판단 편향은 실험실을 넘어 우리 삶의 중요한 결정이 내려지는 현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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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법정: 뒷북치는 정의

법정, 특히 과실 여부를 따지는 재판은 사후 판단 편향의 주 무대입니다. 사고 같은 나쁜 결과가 이미 일어난 것을 알고 있는 판사나 배심원은, 피고가 “조금만 더 조심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을 텐데"라고 생각하며 과실을 더 쉽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죠.

서울대 김청택, 최인철 교수의 2010년 연구에 따르면, 법률 전문가인 판사들조차 이 편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전문적인 훈련만으로는 이 강력한 마음의 습관을 없애기 어렵다는 뜻이죠. 이 편향은 과거의 불확실성을 지우고 결과에 맞춰 사실을 재구성함으로써, 법적 판단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위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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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금융 시장: 어리석은 투자

2008년 금융위기나 닷컴 버블 붕괴 같은 큰 사건이 터지고 나면, 수많은 전문가들이 “분명한 경고 신호들이 있었다"고 말하죠. 이런 사후 분석은 투자자들에게 “나도 예측할 수 있다"는 위험한 착각을 심어줍니다. 과거의 성공 사례(예: 초창기 아마존 투자)는 너무나 당연해 보이고, 이는 ‘제2의 아마존‘을 찾으려는 투기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는 사후 판단 편향이 강한 투자은행가일수록 투자 성과(연봉)가 현저히 낮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편향에 빠진 투자자들은 새로운 정보에 과잉 반응하는 경향을 보여 실제적인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된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5.3. 진료실: 의료 과실과 진단 오류

의료 현장도 예외는 아닙니다. 환자에게 나쁜 결과가 생겼을 때, 과거 의사의 결정을 평가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결과를 알고 보면, 놓쳤던 증상이나 다른 진단 가능성이 너무나 명백한 오류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수술 후 출혈을 처음에는 일반적인 증상으로 판단했다가 나중에 심각한 문제로 밝혀지면, 사람들은 “어떻게 그걸 생각 못 했지?“라고 비판하기 쉽습니다. 이러한 편향은 의사들을 ‘방어 진료‘로 내몰아 불필요한 검사를 남발하게 만들고, 결국 사회 전체의 의료비를 상승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5.4. 사회 전반: 언론, 재난, 그리고 피해자 비난

이 편향의 영향력은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 언론 보도: 대형 참사가 터지면 언론은 “예고된 참사“라는 표현을 즐겨 씁니다. 이는 복잡한 원인을 무시하고 비극을 필연적인 것처럼 단순화하는 사회적 수준의 사후 판단 편향입니다.
  • 피해자 비난: 특히 성폭력 같은 범죄에서 “왜 그런 위험한 곳에 갔어?“라며 피해자를 탓하는 심리적 기제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결과를 아는 사람들은 피해자가 위험을 쉽게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착각하며 불공정한 비난을 하곤 합니다.
  • 소비자 행동: 흥미롭게도, 이 편향이 강한 소비자들은 물건을 살 때 정보를 더 많이 찾아보는 경향이 있다고 해요. 미래에 후회할 때 “나는 충분히 알아봤다"고 합리화하거나 “그럴 줄 알았다"고 말할 근거를 미리 마련하려는 무의식적인 시도일 수 있겠죠.

표 5.1: 주요 분야별 사후 판단 편향의 발현 양상 요약

분야핵심 발견의의 / 시사점
기초 연구결과를 안 집단이 그 결과의 발생 확률을 현저히 높게 평가함.‘내 그럴 줄 알았지’ 효과와 ‘서서히 다가오는 결정론’ 개념을 실험적으로 확립.
법률전문가인 판사조차 편향의 영향을 받으며, 편향이 완전히 제거되지는 않음.과실 및 책임 판단의 객관성을 위협하며, 공정한 판결을 어렵게 만듦.
금융높은 사후 판단 편향은 낮은 투자 성과(연봉)와 뚜렷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임.인지 편향이 실질적인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는 것을 정량적으로 보여줌.
의료나쁜 결과가 알려지면 의사의 과거 결정이 더 가혹하게 평가됨.불공정한 의료 소송과 환자에게 해가 될 수 있는 방어 진료를 조장할 수 있음.
사회결과를 아는 사람들이 피해자가 상황을 피했어야 한다고 믿을 가능성이 더 높음.사회적 판단을 왜곡하여 피해자에 대한 불공정한 비난과 공감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음.

제6장: 환상 항해하기: 완화 전략과 의사결정 개선

6.1. 편향 제거의 어려움: 단순한 경고가 실패하는 이유

사후 판단 편향은 우리 뇌의 자동화된 시스템이기 때문에, 단순히 “조심하세요!“라고 경고하거나 “객관적으로 생각하세요!“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거의 효과가 없습니다. 의식적인 노력만으로는 자동 시스템을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효과적인 전략은 이 자동화 과정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인지적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6.2. 인지적 편향 완화 전략 1: “반대 입장 고려하기”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반대 입장 고려하기(Consider the Opposite)‘입니다. 이 방법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다른 결과들을 일부러 떠올려보고, ‘왜 그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었을까?‘에 대한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만들어보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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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어떤 기업의 인수합병이 성공했다면, “만약 실패했다면 왜 그랬을까? 규제 당국이 반대했을 수도 있고, 두 회사 문화가 안 맞았을 수도 있지"와 같이 구체적인 실패 시나리오를 상상해보는 겁니다. 이 과정은 ‘이 길밖에 없었어’라는 단단한 믿음에 균열을 내고, 과거의 불확실성을 다시 현실적으로 느끼게 해줍니다. 이 방법은 과신 편향이나 확증 편향을 줄이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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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인지적 편향 완화 전략 2: 의사결정 일지

또 다른 강력한 도구는 ‘의사결정 일지(Decision Journal)‘를 쓰는 것입니다. 결과가 나오기 전에, 내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각 결과의 가능성을 몇 퍼센트로 봤는지, 내 예측에 대한 확신 수준은 어느 정도였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해두는 거죠.

나중에 실제 결과가 나왔을 때 이 일지를 다시 펼쳐보면, 내 기억이 얼마나 결과를 향해 왜곡되었는지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억 왜곡이 끼어들 틈을 원천적으로 막는 셈이죠. 이 방법은 자신의 판단력을 객관적으로 보정하고 학습하는 데 아주 효과적인 도구가 됩니다.

6.4. 프로세스와 책임의 역할

궁극적으로 인지 편향에 대처하는 것은 개인의 의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조직 차원에서 비판적 사고를 장려하고, 다양한 관점을 의무적으로 검토하게 하는 구조화된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도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시작 전에 실패 가능성을 미리 시뮬레이션하는 ‘사전 부검(pre-mortem)’ 회의를 열거나, 중요한 진단을 내릴 때 다른 가능성들을 문서화하는 체크리스트를 도입하는 것과 같은 절차적 안전장치가 개인의 노력보다 훨씬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목표는 편향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존재를 인정하고 중요한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체계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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