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환상의 예측
완벽한 여름휴가를 계획하는 모습을 상상해 봅시다. 항공권을 예매하고, 호텔을 예약하고, 10일 치 날씨 예보까지 확인합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예측하고 통제했습니다. 하지만 아이슬란드에서 갑자기 화산이 폭발해 유럽의 모든 항공편이 결항되거나, 예고 없는 항공사 파업이 일어나거나, 개인적인 비상 상황이 닥칠 것은 예측할 수 없습니다. 계획의 예측 가능한 부분은 완벽했지만, 전체 경험을 좌우한 것은 바로 예측 불가능한 부분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의 축소판입니다.
이것은 모건 하우절의 저서 **『불변의 법칙』**이 관통하는 핵심적인 역설로 이어집니다. 우리는 내일이 오늘과 대부분 비슷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데는 놀라울 정도로 뛰어납니다. 교통량, 분기별 실적, 선거 투표율 등을 합리적인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역사는 예측 가능한 99%의 사건이 아니라, 완전한 놀라움으로 다가오는 1%의 사건에 의해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바로 예측의 역설입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확실성을 갈망하고, 세상이 예측 가능하고 통제 가능한 곳이라고 믿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정확한 정보보다는 확실성을 약속하는 전문가의 말에 더 크게 흔들립니다.
이때 나심 탈레브가 제시한 **‘블랙 스완(Black Swan)’**이라는 개념은 판도를 바꾸는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을 설명하는 완벽한 은유가 됩니다. 블랙 스완은 극히 드물게 발생하지만, 일단 나타나면 엄청난 충격을 주고, 사후에는 마치 처음부터 예측 가능했던 것처럼 합리화되는 특징을 가집니다. 진짜 위험은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르는 미묘한 경계 지대에서 태어납니다.
이 글은 최근 역사를 여행하며 바로 이 **‘보이지 않는 리스크’**를 파헤치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 세상이 미래에 대해 최고조의 자신감에 차 있던 순간들이 어떻게 아무도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완전히 뒤집혔는지 살펴볼 것입니다. 금융 위기, 기술 혁명, 그리고 전 지구적 충격을 통해 우리는 이 반복되는 패턴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1장: ‘가라앉지 않는 배’의 균열: 낙관주의가 눈을 가릴 때
이 장에서는 압도적인 낙관주의와 눈에 보이는 긍정적 추세에 대한 집중이 어떻게 치명적인 구조적 결함에 대한 집단적 맹목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줄 것입니다.
1.1 아시아의 호랑이가 앓던 보이지 않는 병 (1997년)
예측 가능한 미래: 1990년대 중반의 대한민국을 그려봅시다. ‘아시아의 호랑이’,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며 경제는 호황을 누렸고, 재벌들은 세계로 뻗어 나갔으며, 국가는 세계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 직전이었습니다. 당시 팽배했던 믿음은 이러한 고속 성장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곧 일본을 능가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이것이 모두가 보고 있던 예측 가능한 미래였습니다.
보이지 않는 리스크: 하지만 치명적인 결함은 대부분의 관찰자에게 보이지 않았고, 바로 그 호황 자체의 2차 효과였습니다. 빠른 성장을 위해 한국의 기업과 은행들은 해외에서 막대한 자금을 빌렸습니다. 결정적으로, 이 부채는 대부분 상환 기간이 1년 미만인 단기 외채였습니다. 이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단기 대출로 충당하는 거대한 **‘만기 불일치(maturity mismatch)’**를 만들어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가 계속 유지되어야만 버틸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시한폭탄이었던 셈입니다. 문제의 본질은 천문학적인 부채 위에 세워진 재벌들의 경영 방식과, 종합금융회사들이 야기한 외화 자산과 부채의 만기 구조 불일치에 있었습니다.
붕괴: 1997년 태국 바트화가 폭락하자 아시아 전역에 공포의 물결이 덮쳤습니다. 갑자기 불안해진 외국 채권자들은 한국에 빌려준 단기 대출의 만기 연장을 거부했습니다. 순식간에 ‘보이지 않던’ 리스크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국가의 외환보유고는 바닥을 드러냈고, 결국 국가 부도 사태와 IMF 구제금융이라는 결과를 맞았습니다. 당시 IMF 총재는 문제의 시작점이 기아, 진로, 한보 등 천문학적인 빚 위에 세워진 재벌 기업들이었다고 정확히 지적했습니다.
1997년의 위기는 성장의 이면에 가장 치명적인 리스크가 숨어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아시아의 호랑이’**라는 성공 서사가 만들어낸 자신감과 낙관론이 바로 그 몰락을 초래한 무분별한 차입을 부추겼습니다. 눈에 보이는 높은 GDP 성장률은 성공이라는 강력한 이야기를 만들었고, 이 이야기는 성장이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과신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과신은 미래의 이익으로 부채를 쉽게 갚을 수 있다는 가정하에 기업들이 더 많은 단기 외채를 빌리도록 부추겼습니다. 신뢰가 유지되는 한 보이지 않았던 이 구조적 취약점은, 태국발 위기라는 외부 충격이 낙관론에 구멍을 내자마자 시스템 전체를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돌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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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통제 가능하다’던 불길이 세상을 태우다 (2008년)
예측 가능한 미래: 2000년대 초반은 **‘대전환기(Great Moderation)’**로 불릴 만큼 세계 경제가 안정적으로 보였습니다. 집값은 오르기만 했고, 금융 혁신이 리스크를 분산시켜 세상을 더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믿었습니다. 당시 세계 최고의 금융 전문가들은 자신감에 차 있었습니다. 그 자신감의 목소리를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에게서 들을 수 있습니다. 그는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의 문제가 “광범위한 경제와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통제될 것(contained)**으로 보인다”고 단언했습니다. 또한 “서브프라임 시장의 문제가 나머지 경제나 금융 시스템으로 심각하게 번질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리스크가 특정 영역에 국한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리스크: 진짜 리스크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 그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그것들을 포장하는 데 사용된 금융 연금술, 즉 **부채담보부증권(CDO,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이 문제였습니다. 수천 개의 위험한 모기지(부도 가능성이 높은)를 한데 묶어 마법처럼 ‘안전한(AAA 등급)’ 조각과 ‘위험한’ 조각으로 나누는 상품을 상상해 보십시오. 이론상으로는 분산을 통해 안전해진다고 믿었습니다. 모든 주택담보대출이 한꺼번에 부도나지는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는 환상이었습니다. 리스크는 분산된 것이 아니라, 아무도 누가 시한폭탄을 들고 있는지 모르는 시스템 속에 교묘히 숨겨지고 집중되었습니다. 마치 실력이 부족한 10명의 팀에 우수한 인력 1명을 섞어 팀 전체가 유능해 보인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과 같았습니다. 여기에 더해, AIG와 같은 기관들이 이 독성 자산에 신용부도스와프(CDS)라는 보험을 제공하면서, 금융기관들은 더욱 무모한 베팅에 나섰습니다.
붕괴: 미국 주택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자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전국적으로 채무 불이행이 파도처럼 밀려왔습니다. CDO 구조의 기반 전체가 무너졌습니다. ‘안전하다던’ AAA 등급 증권은 하루아침에 휴지 조각이 되었습니다. 이 CDO들이 전 세계에 팔려나갔기 때문에, 미국 서브프라임 시장 안에 **‘통제될 것’**이라던 불길은 순식간에 전 세계를 집어삼키는 화마가 되었습니다.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고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이 마비되었습니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완전한 붕괴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춰야 했습니다.
2008년 금융 위기는 복잡성과 불투명성이 보이지 않는 리스크를 키우는 완벽한 배양토임을 보여줍니다. 금융 시스템은 혁신으로 더 안전해진 것이 아니라, 아무도 진짜 위험 수준을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해졌고, 집단적 망상 위에 세워진 깨지기 쉬운 시스템이 되었습니다. ‘안전한’ 고수익 투자처를 만들려는 가시적인 목표는 증권화, 특히 CDO라는 도구를 통해 실현되었습니다. 이 과정은 엄청난 복잡성을 낳았고, 그 복잡성은 불투명성으로 이어졌습니다. 신용평가사들은 전국적인 주택 가격 하락이 결코 없었던 예측 가능한 과거에 기반한 모델을 사용해 이 불투명한 상품에 AAA 등급이라는 거짓된 확실성의 도장을 찍어주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리스크는 바로 **‘상관관계 리스크’**였습니다. 모델은 부도가 개별적인 사건일 것이라 가정했지만, 전국적인 주택 가격 하락은 모든 대출이 한꺼번에 부도나게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블랙 스완이었습니다.
2장: “이건 장난감이야”: 미래가 예고 없이 도착할 때
이 장에서는 전문가들이 기존 세계의 기준으로 새로운 발명품을 판단하다가 어떻게 패러다임을 바꾸는 ‘보이지 않는’ 혁신을 완전히 놓치는지 탐구합니다.
2.1 키보드 없는 전화기 (2007년)
예측 가능한 미래: 2007년 휴대폰 시장을 떠올려 봅시다. 시장은 노키아의 견고한 하드웨어와 블랙베리의 상징적인 물리적 키보드를 갖춘 비즈니스용 단말기가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은 명확했습니다. 성공적인 **‘스마트폰’**은 이메일 작성을 위한 물리적 키보드, 빠른 데이터 통신을 위한 3G, 그리고 교체 가능한 배터리가 필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성공을 위한 확립된 공식이었습니다.
회의적인 반응: 스티브 잡스가 첫 번째 아이폰을 공개했을 때, 전문가들의 평가는 매우 회의적이었고 거의 무시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들은 기존의 규칙에 따라 아이폰이 가지지 못한 모든 것에 집중했습니다. “키보드가 없다고?”, “3G도 안 된다고?”, “배터리 수명이 장난
수준이다”, “너무 비싸다”, **“이건 망할 것이다”**와 같은 혹평들이 쏟아졌습니다. 이 리뷰들은 전문가들이 과거의 잣대로 미래를 재단하는 완벽한 역사적 기록입니다. 그들은 아이폰을 이메일 기능에서 블랙베리와, 통화 품질에서 노키아와 경쟁할 수 없는 결함 있는 제품으로 보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리스크 (경쟁사들에게): 하지만 진정한 혁명은 전화기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잡스가 거의 지나가는 말처럼 발표했던 화면 속 단 하나의 아이콘, 바로 **앱스토어(App Store)**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블랙 스완이었습니다. 비평가들은 아이폰을 정적인 하드웨어 덩어리로 평가했습니다. 그들은 아이폰이 역동적이고 끊임없이 확장하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생태계로 들어가는 관문이라는 점을 보지 못했습니다. 노키아와 블랙베리에 대한 리스크는 더 좋은 전화기가 아니라,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하룻밤 사이에 구식으로 만들어버리는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었습니다. 경영학자들이 애플에 열광하는 이유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제품이 아니라, ‘앱스토어’라는 모바일 콘텐츠 시장을 새롭게 창조한 점 때문이었습니다. 애플은 단순히 소프트웨어를 파는 것이 아니라, 수백만 명의 개발자가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 있는 플랫폼을 창조했습니다. 애플이 직접 모든 것을 혁신할 필요 없이, 전 세계가 애플을 위해 혁신하는 시스템을 만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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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앱스토어의 성장은 폭발적이고 예측 불가능했습니다. 2008년 7월 500개의 앱으로 시작하여 3일 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두 달 만에 1억, 9개월 만에 10억 다운로드를 돌파했습니다. 이 기하급수적인 성장은 **‘앱 경제’**를 탄생시켰고, 여전히 더 좋은 키보드를 만들려던 노키아와 블랙베리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진정한 기술적 파괴는 기존 기능을 개선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게임의 판을 완전히 바꾸는 데서 비롯됩니다. 리스크는 눈에 보이는 제품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에 숨어 있었습니다. 경쟁사들은 키보드 품질, 통화 수신 감도, 배터리 수명과 같은 하드웨어 기능의 선형적인 전투에 집중했습니다. 아이폰은 이러한 잣대로 평가받았고 많은 전문가들에게 부족하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요소는 바로 플랫폼으로서의 앱스토어였습니다. 이는 방정식에 비선형적이고 기하급수적인 요소를 도입했습니다. 아이폰의 가치는 구매 시점에 고정되지 않았습니다. 수백만 명의 제3자 개발자들이 새로운 앱을 추가하면서 매일 그 가치가 성장했습니다. 이는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했습니다. 더 많은 사용자가 더 많은 개발자를 유치하고, 이는 더 많은 앱을 만들어내며, 다시 더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였습니다. 노키아와 블랙베리는 단지 애플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수백만 개발자로 이루어진 군대와 경쟁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기능에 대한 전투를 벌이는 동안 애플이 생태계에 대한 전쟁을 시작했기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3장: 지도가 쓸모없어질 때: 시스템 전체를 뒤흔드는 충격
이 장에서는 기존의 세계관을 쓸모없게 만드는 근본적인 충격들을 살펴봅니다.
3.1 안에서부터 썩어 문드러진 제국 (소련 붕괴)
예측 가능한 미래: 40년 동안 세계는 냉전으로 정의되었습니다. 소련은 두 개의 세계 초강대국 중 하나였습니다. CIA와 같은 정보기관을 포함한 서방의 분석은 압도적으로 소련의 가시적인 힘의 척도, 즉 핵무기, 군대 규모, 탱크, 지정학적 영향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예측 가능한 미래는 계속되는 교착 상태이거나, 최악의 경우 군사적 충돌이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리스크: 소련에 대한 진짜 위협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었습니다. 수십 년간 군사비 지출에만 집중한 중앙 계획 경제는 민간 경제를 텅 비게 만들었습니다. 기본적인 생필품은 만성적으로 부족했고, 시스템은 부패로 가득 찼으며, 강요된 통합의 표면 아래에서는 뿌리 깊은 민족 갈등이 끓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제국은 안에서부터 썩고 있었습니다.
붕괴: 붕괴는 충격적인 속도로 찾아왔습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글라스노스트(개방)**와 페레스트로이카(개혁) 정책을 도입했을 때, 그는 시스템을 고친 것이 아니라 끓는 솥의 뚜껑을 열었을 뿐입니다. 국가의 권위는 무너졌고, 공화국들은 독립을 선언했으며, 1991년 강력했던 소련은 요란한 폭발이 아닌 조용한 신음과 함께 그냥 사라져 버렸습니다.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은 경악했습니다. 1989년 CIA 보고서조차도 임박한 붕괴의 속도와 완전성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불안정성은 예측했지만 해체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1998년 보고서에서는 심지어 북한이 5년 안에 붕괴할 것이라고 잘못 예측하기도 했는데, 이는 이런 종류의 예측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줍니다.
군사력과 같은 가시적이고 전통적인 힘의 척도에 집중하는 것은 경제적, 사회적 결속력과 같은 보이지 않는 비전통적인 약점에 눈을 멀게 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은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치명적인 병에 걸려 있을 수 있습니다. 냉전 시대의 지배적이고 가시적인 국력 척도는 군사력이었습니다. 따라서 서방의 분석과 정보 활동은 탱크, 미사일, 스파이를 세는 데 크게 치우쳐 있었습니다. 이는 경제 건전성이나 사회적 사기와 같은 덜 가시적인 척도에서 주의를 멀어지게 했습니다. 소련 소비자 경제의 느리고 점진적인 실패는 새로운 미사일만큼 극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과소평가되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리스크는 소련 체제의 정당성이 군사력이 아니라 더 나은 삶에 대한 약속에 달려 있었다는 점이었고, 그 약속은 처참하게 실패했습니다. 고르바초프의 개혁은 보이지 않던 부패를 가시화하는 촉매 역할을 했고, 이는 군사력으로는 막을 수 없는 급격한 신뢰 상실과 시스템 붕괴로 이어졌습니다.
3.2 팬데믹과 끊어진 사슬 (코로나19)
예측 가능한 미래: 세계는 팬데믹이 위험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 정부는 상세한 팬데믹 대비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계획들은 주로 인플루엔자와 같은 기존 병원체에 대한 수십 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졌으며, 질병 감시, 백신 개발, 의료 역량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팬데믹의 위험은 블랙 스완이 아니었고, 알려지고 예측된 위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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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리스크: 블랙 스완은 바이러스 자체가 아니라, 새롭고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와, 중단 없는 세상을 위해 완벽하게 최적화된 글로벌 경제 시스템의 충돌이었습니다. 숨겨진 취약점은 바로 ‘적시생산(JIT, Just-in-Time)’ 글로벌 공급망이었습니다. 수십 년 동안 기업들은 재고를 최소화하고 가장 저렴한 곳에서 부품을 조달함으로써 끊임없이 효율성을 추구했고, 이는 깨지기 쉽고 초연결된 거미줄을 만들어냈습니다. 우한의 공장 하나가 멈추면 독일의 자동차 생산이 중단될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붕괴: 코로나19가 닥쳤을 때, 인플루엔자형 바이러스에 대한 팬데믹 계획은 부적절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충격은 글로벌 경제의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마비였습니다. 완벽한 예측 가능성을 전제로 설계된 JIT 시스템은 산산조각 났습니다. 갑자기 마스크도, 컴퓨터 칩도, 자동차 부품도 사라졌습니다. 효율성 추구는 모든 여유, 모든 안전 마진을 제거해 버렸습니다. 이러한 공급망 관리 전략은 팬데믹 기간 동안 엄청난 약점을 노출했습니다. 세계는 최상의 시나리오에 최적화된 시스템이 최악의 상황에는 비극적으로 무방비 상태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예측 가능한 세계에 대한 극단적인 최적화는 예측 불가능한 세계에서 재앙적인 실패를 부르는 공식입니다. 지난 30년간 현대 비즈니스의 가시적이고 찬사받는 목표는 JIT 모델로 대표되는 효율성이었습니다. 이 모델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세계에서는 완벽하게 작동합니다. 하지만 이 최적화의 보이지 않는 결과는 시스템 내의 완충 장치, 중복성, 여유의 제거였습니다. 안전 마진이 전혀 없는 취약한 시스템이 된 것입니다. 팬데믹 계획은 존재했지만, 대부분 의료 및 공중 보건 문서였고, 팬데믹이 이 취약한 경제 구조와 어떻게 상호작용할지에 대한 2차 리스크를 완전히 통합하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 충격은 이 숨겨진 취약성을 드러냈습니다. 실패는 단지 보건 위기가 아니라, 시스템이 충격을 흡수할 회복탄력성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발생한 공급망 위기, 물류 위기, 경제 위기였습니다.
결론: 보이지 않는 것과 함께 살아가는 법
모든 이야기의 공통된 실마리를 되짚어 봅시다. 2008년, 우리는 금융 안정을 당연하게 여기다 복잡성의 리스크에 눈이 멀었습니다. 2007년, 우리는 모바일 산업의 규칙을 당연하게 여기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리스크를 보지 못했습니다. 1991년, 우리는 군사력이라는 척도를 당연하게 여기다 내부 부패의 리스크를 간과했습니다. 2020년, 우리는 글로벌 무역의 효율성을 당연하게 여기다 그 취약성의 리스크를 놓쳤습니다. 가장 큰 리스크는 결코 헤드라인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만들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가정 속에 있습니다.
과거의 교훈: 예측과 현실의 차이
사건 | 예측 가능한 미래 (지배적 관점) | 보이지 않는 리스크 (블랙 스완) |
---|---|---|
2008년 금융위기 | “주택 시장은 안정적이며, 서브프라임 리스크는 통제 가능하다.” | 전 세계에 리스크를 퍼뜨리는 불투명한 파생상품(CDO)의 복잡하고 상호 연결된 거미줄. |
아이폰 출시 (2007년) | “성공적인 전화기는 물리적 키보드와 3G가 필수다.” |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자 소프트웨어 생태계로서의 앱스토어. |
코로나19 팬데믹 | “팬데믹은 알려진 위험이며, 우리는 (인플루엔자) 대비 계획이 있다.” | 초고효율이지만 취약한 글로벌 공급망과 신종 바이러스의 충돌. |
소련 붕괴 | “소련은 핵무기로 정의되는 영구적인 군사 초강대국이다.” | 치명적인 내부 경제 부패와 들끓는 민족 분열. |
우리의 목표는 블랙 스완을 더 잘 예측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목표는 블랙 스완이 닥쳤을 때 살아남을 수 있는 시스템과 삶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는 적응력, 겸손, 그리고 단기적 사고와 장기적 사고의 균형을 맞추는 것의 중요성을 의미합니다. 나심 탈레브의 투자 전략은 삶의 은유가 될 수 있습니다. 자산의 90%는 안전한 곳에 두고, 10%는 고위험 고수익의 **‘블랙 스완’**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이는 견고하고 회복력 있는 기반을 다지되, 예상치 못한 기회와 충격을 위한 여지를 남겨두라는 뜻입니다.
미래는 언제나 놀라움으로 가득할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질문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가 아니라, **“우리의 예측이 틀렸을 때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는가?”**입니다. 그 답은 겸손을 받아들이고, 과도한 최적화를 피하며, 항상, 언제나 실수의 여지를 남겨두는 데 있습니다. 그것이야말로 놀라움으로 가득한,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유일하고 변치 않는 교훈입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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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eral Reserve Chairman Ben Bernanke’s remarks - Mar. 28, 2007 -
Federal Reserve Board Chairman Ben Bernanke’s Greatest Hits -
The Housing Market and Subprime Len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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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CDO): What It Is and How It Work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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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n billion downloads and counting: The history of Apple’s App Store, and its all-time top apps |
App Market Growth and Saturation: Key Statistics | 2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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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와 시사점 | 국내연구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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