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 역사 , 시사

"M&M's와 스니커즈, 그리고 마스(Mars)의 성공을 만든 비밀 원칙 5가지"

phoue

5 min read --

A collage image featuring M&M’s candies, a Snickers bar, and a bag of Royal Canin pet food, hinting at the diverse portfolio of Mars, Inc.
MARS BRAND

혹시 지금 손에 든 M&M’s 초콜릿, 혹은 출출할 때 찾는 스니커즈 바를 만든 회사가 CIA보다 더 비밀스럽고, 코카콜라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사적인 제국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셨나요? 이것은 음모론이 아닙니다. 바로 기업계의 가장 은밀한 거인, 마스(Mars) 가문의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평범한 경영 분석이 아닙니다. 야망과 갈등, 그리고 베일에 싸인 천재성으로 똘똘 뭉친 한 가족의 100년에 걸친 대서사시입니다. 저희는 이 거대한 부족이 어떻게 그들만의 왕국을 건설하고, 어떤 신념과 규칙으로 정체성을 지켜왔는지 탐험해볼 것입니다. 이들의 본사는 CIA 본부 근처에 있고, 철저한 비밀주의 때문에 **‘크렘린’**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그 답은 한 아버지와 아들의 격렬하고도 쓰라린 대립에서 시작된, 100년이 넘는 역사 속에 숨겨져 있습니다.

창업 신화의 빛과 그림자: 아버지와 아들의 대립

모든 위대한 부족의 시작처럼, 마스의 역사 역시 화려함이 아닌 결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883년생 프랭크 C. 마스는 소아마비로 학교에 가는 대신, 어머니의 부엌에서 초콜릿 만드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는 성실한 장인이었지만, 그의 초기 사업들은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

변화의 바람은 그의 아들, 포레스트 마스 시니어에게서 불어왔습니다. 예일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아들은 아버지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인간이었습니다. 1923년, 부자(父子)는 잠시 손을 잡고 “캔디바에 담긴 맥아 우유"라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밀키웨이(Milky Way)’**를 탄생시켰고, 이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A vintage advertisement for the Milky Way candy bar from the early 20th century.
초기 밀키웨이 광고

하지만 성공은 갈등의 또 다른 이름이었습니다. 작은 성공에 안주하려는 아버지와 전 세계를 삼키려는 야망을 가진 아들의 충돌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갈등은 폭발했고, 프랭크는 아들에게 약간의 자금과 해외 브랜드 판권을 쥐여주며 사실상 그를 추방했습니다.

하지만 이 쓰라린 결별은, 역설적이게도 마스 제국을 완성하는 가장 중요한 **‘창업 트라우마’**가 됩니다. 아버지에게서 본 ‘안주’와 ‘비효율’에 대한 반작용으로, 포레스트는 **‘냉혹한 효율성’**과 **‘글로벌 확장’**을 자신의 신조로 삼았습니다. 아버지에게서 비롯된 ‘경영권’에 대한 집착은, 훗날 외부 간섭을 허용하지 않는 **‘자유(Freedom)’**라는 핵심 원칙, 즉 비상장 가족 경영 체제를 고수하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전장에서 태어난 아이콘: M&M’s의 탄생 비밀

1930년대 후반, 아버지에게 쫓겨나 유럽을 떠돌던 포레스트의 눈에 운명적인 장면이 들어옵니다. 스페인 내전 속에서, 군인들이 손에서 녹지 않도록 설탕으로 코팅된 초콜릿을 먹는 것을 목격한 것입니다. 더운 날씨에도 완벽한 군용 간식. 그의 머릿속에서 거대한 사업 아이템이 그려졌습니다.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아버지의 가장 큰 경쟁사였던 허쉬(Hershey’s)의 사장 아들, 브루스 머리(Bruce Murrie)와 손을 잡았습니다. 이 기묘한 동업의 결과물이 바로 **‘M&M’s’**였습니다. M&M이라는 이름은 두 사람의 성, **‘마스(Mars)‘와 ‘머리(Murrie)’**의 첫 글자를 딴 것이죠.

Advertisement

Black and white photo of American soldiers during World War II eating M&M’s from a package.
2차 세계대전 중 M&M's를 먹는 군인들

“손에서는 녹지 않고, 입에서만 녹는다"는 천재적인 슬로건과 함께 M&M’s는 전쟁 기간 동안 오직 군대에만 독점 납품되었습니다. 전쟁이 끝났을 때, M&M’s는 이미 수많은 참전용사들의 추억 속에 각인된 ‘국민 간식’이 되어 있었습니다.

허기를 지배하는 초코바: 스니커즈의 천재적 마케팅

마스 제국의 또 다른 기둥은 바로 **‘스니커즈(Snickers)’**입니다. 1930년에 출시된 스니커즈는 사실 마스 가문이 기르던 말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하지만 이 초코바가 세계를 정복한 비결은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욕구를 파고든 마케팅에 있었습니다.

마스는 스니커즈를 단순한 ‘디저트’가 아닌, **‘허기를 해결해주는 식사 대용품’**으로 포지셔닝했습니다. 땅콩, 캐러멜, 누가, 초콜릿의 조합은 높은 칼로리와 포만감을 주었고, 이는 바쁜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졌습니다.

**“출출할 때 넌, 네가 아니야(You’re not you when you’re hungry)”**라는 글로벌 캠페인은 그 정점이었습니다. 이 전략은 전 세계 모든 문화권에서 통했고, 스니커즈는 ‘허기’라는 인류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즉각적인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출출할 때 넌, 네가 아니야(You’re not you when you’re hungry)
출출할 때 넌, 네가 아니야\(You're not you when you're hungry\)

제국을 지배하는 헌법: 마스의 ‘다섯 가지 원칙’

1964년, 포레스트는 마침내 아버지의 회사와 자신이 일군 기업을 합병하며 제국의 완전한 지배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만의 강력한 통치 철학을 회사 전체에 이식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오늘날까지 마스를 움직이는 살아있는 헌법, **‘다섯 가지 원칙(The Five Principles)’**입니다.

A clean, modern graphic visually representing the five principles of Mars: Quality, Responsibility, Mutuality, Efficiency, and Freedom.
마스의 다섯 가지 원칙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닌, 마스 부족의 모든 행동과 결정을 지배하는 운영체제(OS)입니다.

품질 (Quality)

소비자가 우리의 상사입니다. 품질에 대한 포레스트의 집착은 광적이었습니다.

책임 (Responsibility)

모든 직원은 직급에 상관없이 ‘동료(associates)‘라 불리며, 주인의식을 갖고 행동할 것을 요구받습니다.

Advertisement

상호성 (Mutuality)

상호 이익만이 지속적인 이익입니다. 공급업체, 직원,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신념입니다.

효율성 (Efficiency)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불필요한 낭비를 죄악으로 여깁니다.

자유 (Freedom)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힘입니다. 이것이 바로 마스가 상장을 거부하고 비밀스러운 가족 기업으로 남은 이유이며, 마스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입니다.

M&M’s가 아닌 펫케어: 마스의 진짜 얼굴

우리가 아는 마스는 사실, 사탕이 주력인 회사가 아니라 거대한 펫케어 기업이 사탕도 파는 회사입니다. 놀랍게도 반려동물 사업 부문인 **‘마스 펫케어(Mars Petcare)’**는 마스 전체 연간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이 거대한 전환은 ‘다섯 가지 원칙’에 기반한 치밀한 장기 전략의 결과였습니다. 2002년, 마스는 프랑스의 프리미엄 사료 회사 **‘로얄캐닌(Royal Canin)’**을 인수했고, 이후 수천 개의 동물병원 체인과 진단 연구소를 공격적으로 사들였습니다.

A veterinarian is recommending a bag of Royal Canin pet food to a pet owner in a clean, modern animal hospital.
마스의 펫케어 생태계

이는 ‘상호성’ 원칙의 완벽한 구현이었습니다. 마스는 자신들이 소유한 동물병원의 수의사가, 자신들이 직접 제조한 전문 처방식 사료를 진단하고 처방하게 하는 완벽한 수직 계열화 생태계를 구축했습니다. 이는 충동구매에 의존하는 제과 사업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하고 지속적인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보이지 않는 제국의 오늘

포레스트 마스 시니어는 1973년 은퇴했지만, 그의 영혼은 ‘다섯 가지 원칙’이라는 형태로 회사에 영원히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오늘날 마스 가문은 5세대에 이르렀으며, 여전히 회사의 100%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초콜릿 회사가 코카콜라보다 거대한 이유는 애초에 이 회사가 단순한 초콜릿 회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스는 아버지와 아들의 격렬한 갈등을 자양분 삼아, 품질과 효율에 대한 한 남자의 광적인 집착으로 세워졌으며, 반려동물 산업으로의 조용하고 위대한 전환을 통해 완성된, 베일에 싸인 다세대 왕조입니다. 그들은 지금도 여전히, 우리 눈앞에 있지만 보이지 않는 조용한 거인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마스#Mars Inc#기업문화#M&M#스니커즈#비상장기업#가족기업#다섯 가지 원칙#펫케어#로얄캐닌#기업 역사#창업 스토리#브랜드 스토리텔링#포레스트 마스#오너 경영#기업 철학

Recommended for You

안전 마진: 워런 버핏은 알고 리먼은 몰랐던 부의 비밀

안전 마진: 워런 버핏은 알고 리먼은 몰랐던 부의 비밀

5 min read --
자율성 프리미엄: 돈으로 시간을 사는 법, 당신도 진짜 부자가 될 수 있다

자율성 프리미엄: 돈으로 시간을 사는 법, 당신도 진짜 부자가 될 수 있다

13 min read --
역인수에서 스테이블코인까지: 네이버-두나무 빅딜의 숨겨진 전략

역인수에서 스테이블코인까지: 네이버-두나무 빅딜의 숨겨진 전략

26 min read --

Advertisemen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