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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과 구글은 어떻게 실패를 설계해 성공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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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의 실패가 만든 부의 비밀: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법칙’

피카소의 작품을 감상하는 남자
피카소, 마티스, 클레... 그의 컬렉션은 전설이 되었지만, 진짜 성공 비결은 따로 있었습니다.

혹시 20세기 최고의 미술 수집가, 하인츠 베르그루엔의 이야기를 들어보셨나요? 그는 피카소, 마티스 같은 전설적인 화가들의 작품을 정말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사들여 엄청난 부를 이룬 사람입니다. 당연히 세상은 그의 ‘천재적인 안목’을 칭송했죠.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놓치는 아주 불편한 비밀이 하나 숨어있습니다.

그의 성공이 정말 ‘안목’ 덕분이었을까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그도 실은 셀 수 없이 많은 작품을 사들였습니다. 그리고 그가 사들인 작품의 99%는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거의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그의 인생을 바꾼 건, 단 몇 점에 불과한 ‘잭팟’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그의 부는 99%의 실패와 1%의 기적적인 성공이 만든 결과물이었던 겁니다.

바로 이것이 오늘 여러분과 함께 깊숙이 파헤쳐 볼, 돈의 세계를 지배하는 가장 강력하고도 이상한 법칙,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Tails, you win)’ 법칙입니다. 이 글은 우리의 뇌가 왜 이 법칙을 본능적으로 외면하는지, 아마존과 구글 같은 거인들은 어떻게 ‘실패’를 제도적으로 만들어 지금의 괴물이 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실패를 죄악처럼 여기는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은 과연 어디인지 정면으로 질문을 던져볼 겁니다.

자, 이제 그 불편하고도 위대한 진실을 마주할 여정을 시작하겠습니다.

1장: 성공의 비대칭성 - 우리의 뇌는 왜 ‘꼬리’를 알아보지 못하는가?

인간의 뇌는 본질적으로 ‘생존’에 최적화된 기계입니다. 수만 년 동안 우리 조상들은 예측 가능한 패턴 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해왔죠. 갑자기 튀어나오는 맹수 같은 ‘나쁜 꼬리’ 사건은 곧 죽음이었기에, 우리의 유전자는 손실과 위험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게 바로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손실 회피’**입니다. 1만 원을 주웠을 때의 기쁨보다 1만 원을 잃어버렸을 때의 속상함이 2.5배는 더 크다는 이야기죠. 작은 실패 하나에도 우리가 그토록 좌절하는 이유입니다.

수익과 손실의 비대칭성 이미지
우리의 뇌는 이익보다 손실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의 뇌는 세상을 자꾸 ‘평균의 세상’으로 보려고 합니다. 사람들의 키나 몸무게처럼 대부분은 중간에 몰려있는 익숙한 **‘정규분포’**의 안경을 쓰고 모든 걸 바라보는 거죠. 하지만 부와 혁신의 세계는 ‘멱함수 법칙’ 또는 **‘파레토 분포’**라는, 아주 냉혹한 규칙이 지배합니다. 극소수의 원인이 대부분의 결과를 만드는, 상위 1%가 99%를 가져가는 극단적인 세상입니다.

이 두 세계의 근본적인 차이를 이해하는 게 ‘Tails, you win’의 진짜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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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패의 손실은 유한하다: 주식에 투자했다 망해도, 최악은 원금을 모두 잃는 -100%입니다. 바닥이 명확하죠.
  • 성공의 이익은 무한하다: 반면 성공했을 때의 수익률에는 상한선이 없습니다. 100%? 1,000%? 아니, 10만 %도 가능합니다.

이 엄청난 **‘비대칭적 기회’**가 바로 부의 비밀입니다. 당신이 10개의 스타트업에 1억씩 투자해 9개가 망했다고 칩시다. 끔찍하죠? 하지만 단 1개가 100배 성장해 100억의 가치가 된다면, 당신의 최종 자산은 91억 원입니다. 성공률은 고작 10%였지만 결과는 압도적인 승리.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우리의 가슴은 9번의 실패가 주는 고통 때문에 이걸 본능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우리는 실패의 ‘횟수’에 집착하지만, 이 세계는 성공의 ‘크기’가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2장: 벤처 캐피털의 플레이북 - ‘꼬리’를 잡기 위한 완벽한 설계

‘Tails, you win’ 전략을 예술의 경지로 사용하는 집단이 있습니다. 바로 실리콘밸리의 **벤처 캐피털(VC)**들입니다. 그들은 ‘꼬리’를 찾는 것을 유일한 목표로 삼는 사냥꾼들이죠.

전설적인 투자자 피터 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펀드가 투자한 회사 중 페이스북 하나가 다른 모든 투자의 성공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수익을 냈다.” VC 세계에서는 이게 바로 상식입니다. 그들의 플레이북은 명확합니다.

  • 넓게 그물을 던진다 (Spray and Pray): 수십, 수백 개의 초기 스타트업에 돈을 뿌려 ‘기회’ 자체를 늘립니다.
  • 실패는 당연한 것 (Normalization of Failure): 포트폴리오의 70~80%가 망하는 건 일상입니다. 실패는 홈런을 치기 위한 당연한 비용일 뿐입니다.
  • 대박 아니면 쳐다도 안 본다 (Bet on Unlimited Upside): 한번 터지면 100배, 1,000배 성장할 잠재력을 가진 회사에만 베팅합니다.
  • 될 때까지 기다린다 (Long-Term Horizon): 대박 ‘꼬리’가 잠재력을 터뜨리기까지 7~10년을 묵묵히 기다려주는 ‘인내 자본’의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배워야 할 건 그들의 ‘생각하는 방식’입니다. 기꺼이 수많은 실패를 끌어안고, 세상을 바꿀 단 한 번의 극적인 성공을 기다리는 것. 당신의 인생에서 ‘꼬리’가 될 수 있는 건 무엇인가요?

번쳐 운영자와 투자자의 회의 모습
VC들은 수백 개의 실패 속에서 세상을 바꿀 단 하나의 성공을 찾아 헤맵니다.

3장: 실패의 용광로에서 태어난 거인들

‘Tails, you win’은 지금 세계를 움직이는 거대 기업들의 DNA에 깊숙이 박혀있는 실제 작동 원리입니다.

아마존 (Amazon): 실험실이 된 제국

아마존의 실패 리스트는 ‘파이어폰’, ‘아마존 옥션’ 등 거대한 ‘기업 공동묘지’ 수준입니다. 하지만 아마존에게는 **아마존 웹 서비스(AWS)**라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꼬리’가 있었습니다. 원래 내부용 부수 프로젝트였던 AWS가 이제는 아마존 전체 이익의 절반 이상을 책임집니다. 제프 베이조스는 “실패와 혁신은 쌍둥이다"라고 말하며 실패를 미래를 위한 ‘투자’로 여겼습니다.

aws
아마존에게는 아마존 웹 서비스\(AWS\)라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꼬리’가 있었습니다.

1990년대 후반, 서점의 매대는 한정적이었습니다. 오직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만이 독자들의 눈에 띌 기회를 얻었죠. 조 심슨(Joe Simpson)의 산악 등반기 **‘심연으로의 추락(Touching the Void)’**도 그런 책 중 하나였습니다. 1988년에 출간되어 나름 괜찮은 평가를 받았지만, 어느새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 ‘오래된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마존이라는 온라인 서점에서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아마존에는 오프라인 서점과 같은 ‘매대 공간의 제약’이 없었습니다. 창고에 재고만 있다면 그 어떤 책이든 팔 수 있었죠.

어느 날, 존 크라카우어(Jon Krakauer)의 에베레스트 비극을 다룬 **‘희박한 공기 속으로(Into Thin Air)’**가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책을 아마존에서 주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아마존의 마법이 시작됩니다. 바로 **‘이 책을 산 사람이 함께 구매한 책(Customers who bought this item also bought)’**이라는 추천 시스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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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박한 공기 속으로’를 구매한 등반 애호가들에게 아마존은 조용히 ‘심연으로의 추락’을 추천했습니다. 비슷한 주제, 뛰어난 필력. 사람들은 ‘이런 책도 있었네?‘라며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한두 명씩 구매하던 ‘심연으로의 추락’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추천 알고리즘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보여주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잊혀졌던 10년 전의 책 ‘심연으로의 추락’은 베스트셀러인 ‘희박한 공기 속으로’보다 더 많이 팔리는 역주행의 신화를 써 내려갔습니다. 오프라인 서점의 매대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아마존의 ‘꼬리가 이기는’ 방식입니다. 잘 팔리는 몇 권의 베스트셀러(몸통)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수백만 권의 잘 알려지지 않은 책들(꼬리)이 추천 시스템을 통해 꾸준히 판매되면서, 그 총합이 베스트셀러의 매출을 뛰어넘게 된 것입니다. 아마존은 책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상품으로 이 법칙을 확장하며 ‘지구에서 가장 큰 상점’이 될 수 있었습니다.

구글/Alphabet: 똑똑하게 실패하기

‘구글 공동묘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구글 역시 ‘구글 플러스’, ‘구글 글래스’ 등 수많은 서비스를 묻었습니다. 하지만 근무 시간의 20%를 마음대로 쓰게 한 제도에서 지메일, 애드센스가 탄생했고, 헐값에 인수한 안드로이드가 모바일 시대를 지배하는 결정적 한 수가 되었습니다. 구글은 **‘데이터를 보고 빨리 실패하기’**의 대가입니다.

2000년대 초반, 온라인 광고 시장은 야후(Yahoo!)와 같은 대형 포털 사이트가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마치 방송사처럼 가장 비싼 값은 부르는 대기업에게 ‘황금 시간대’, 즉 포털의 첫 화면을 팔았습니다. 나이키, 코카콜라 같은 거대 기업들만이 광고를 할 수 있는 그들만의 리그였죠.

강원도 산골에서 수제 낚시 미끼를 만들어 파는 김 사장님 같은 소상공인은 온라인 광고는커녕 자신의 가게를 알릴 방법조차 막막했습니다. 그의 미끼는 특정 강, 특정 물고기를 잡는 데 특화된 ‘아는 사람만 아는’ 명품이었지만, 대중에게 알릴 길은 없었습니다.

이때 구글이 **‘애드워즈(AdWords)’**라는 혁신적인 광고 시스템을 들고나왔습니다. 구글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왜 모든 사람이 똑같은 광고를 봐야 하지? 광고도 검색 결과처럼 개개인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를 보여주자.”

구글 애드센스
고도 검색 결과처럼 개개인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를 보여주자.

구글은 광고판을 통째로 파는 대신, ‘검색어’라는 ‘꼬리’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김 사장님은 이제 ‘나이키’와 경쟁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대신 **‘평창강 쏘가리 낚시용 수제 웜’**이라는 아주 구체적인 검색어에 자신의 광고를 걸었습니다. 이 검색어를 입력하는 사람은 비록 소수일지 몰라도, 김 사장님의 미끼를 살 확률이 100%에 가까운 진성 고객들이었습니다.

광고비는 클릭당 몇십 원, 몇백 원에 불과했습니다. 수많은 ‘김 사장님’들이 자신의 상품과 관련된 수백만 개의 ‘꼬리 검색어’에 광고를 걸기 시작했습니다. ‘홍대 앞 수제 케이크 맛집’, ‘강아지 알레르기용 사료’ 등 대기업은 거들떠보지도 않던 이 작은 광고들이 모이자, 대기업의 광고비 총액을 훌쩍 뛰어넘는 거대한 산을 이루었습니다.

이것이 구글의 ‘꼬리가 이기는’ 방식입니다. 소수의 대기업 광고주(몸통)에 의존하는 대신, 셀 수 없이 많은 소상공인들(꼬리)이 각자의 분야에서 광고를 집행하게 함으로써 세계 최대의 광고 제국을 건설한 것입니다. 구글은 ‘꼬리’들에게 목소리를 낼 기회를 주었고, 그 ‘꼬리’들이 구글을 세계 최강의 기업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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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Disney): 파산 직전에서 탄생한 마법

월트 디즈니의 초창기는 실패 그 자체였습니다. 스튜디오는 파산했고 캐릭터 판권까지 빼앗겼죠. 하지만 그 잿더미 속에서 ‘미키 마우스’가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디즈니를 제국으로 만든 진짜 ‘꼬리’는 모두가 미친 짓이라 말렸던 장편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였습니다. 이 단 한 번의 대담한 베팅이 오늘날의 디즈니를 만들었습니다.

수십 년간 디즈니는 ‘미키 마우스’, ‘겨울왕국’의 엘사처럼 당대의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몸통)에 집중하며 왕국을 유지해왔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공룡들이 등장하며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디즈니는 자신들만의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Disney+)’**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디즈니가 마블의 새로운 영화나 스타워즈 시리즈 같은 최신 블록버스터로 승부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디즈니의 진짜 비장의 무기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바로 수십 년간 어두운 창고에서 잠자고 있던 수천 편의 ‘잊혀진’ 콘텐츠들, 즉 ‘꼬리’였습니다.

디즈니 플러스
디즈니의 진짜 비장의 무기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바로 수십 년간 어두운 창고에서 잠자고 있던 수천 편의 '잊혀진' 콘텐츠들,

1937년 작 ‘백설공주’부터 1960년대의 흑백 TV쇼, 90년대에 방영했던 추억의 만화 시리즈 ‘욕심쟁이 오리아저씨’, 심지어는 지금은 없는 디즈니랜드의 퍼레이드 영상까지. 사람들은 최신 마블 영화를 보기 위해 디즈니 플러스에 가입했다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함께했던 추억의 콘텐츠들을 발견하고 열광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아빠는 아들에게 자신이 어릴 적 봤던 ‘로빈 훗’을 보여주었고, 어떤 삼촌은 조카와 함께 30시즌이 넘는 ‘심슨 가족’을 정주행했습니다. 사람들은 최신작(몸통)에 흥미를 느끼고 들어왔다가, 방대한 과거의 콘텐츠 라이브러리(꼬리)에 매료되어 구독을 유지했습니다.

이 ‘꼬리’들의 힘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디즈니는 사람들이 어떤 ‘옛날 콘텐츠’를 즐겨 보는지 데이터를 분석하여, ‘만달로리안’처럼 과거 스타워즈 세계관의 비주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새로운 시리즈를 만들어 대성공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창고에서 먼지만 쌓여가던 ‘꼬리’들이 새로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디즈니의 ‘꼬리가 이기는’ 방식입니다. 몇 편의 블록버스터 신작에 회사의 명운을 거는 대신, 100년 가까이 쌓아온 방대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라는 강력한 ‘꼬리’의 힘으로 스트리밍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아마존, 구글, 디즈니는 모두가 ‘몸통’에만 주목할 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꼬리’의 잠재력을 꿰뚫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꼬리’들이 모여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힘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21세기 비즈니스의 판도를 바꾼 ‘테일, 유 윈’의 위대한 이야기입니다

4장: 한국의 딜레마 - 꼬리를 잘라내는 사회

자, 그럼 우리 이야기로 돌아와 볼까요? 안타깝게도 우리는 실패를 과정이 아닌 ‘낙인’으로 여기고, 정해진 ‘모범 답안’에서 벗어나는 도전을 용납하지 않는 문화에 갇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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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정답 사회’: 한번 실패하면 ‘낙오자’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지는 분위기에서 누가 성공 확률 1%짜리 위험한 도전을 할까요?
  2. ‘빠른 실패(Fail Fast)‘의 오해: ‘싸게, 똑똑하게 실패해서 빨리 배우자’는 본질은 사라지고,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무책임함으로 변질되기도 합니다.
  3. ‘쏠림 현상’과 승자독식의 그늘: 돈과 인재가 유망해 보이는 한두 곳으로만 몰려들면서, 변방에서 자라날 혁신적인 ‘꼬리’의 싹은 말라죽고 맙니다.

똑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는 정장 차림의 사람들
모두가 같은 길을 걸을 때, 새로운 '꼬리'가 자라날 토양은 사라집니다.

모두가 같은 길을 걸을 때, 새로운 '꼬리'가 자라날 토양은 사라집니다.

결국 핵심은 균형입니다. ‘몸통’을 키우는 강력한 실행력과 ‘꼬리’가 자라날 유연성 사이의 균형. 실패를 허용하되, 그 실패로부터 철저히 배우는 시스템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모든 것이 달려 있습니다.

5장: 한국의 혁신가들을 위한 새로운 플레이북

그렇다면 우리는 뭘 해야 할까요? 실패 공포증을 깨고 ‘꼬리’가 마음껏 자라나는 혁신의 땅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게임의 규칙입니다.

리더와 조직을 위한 원칙

  • 원칙 1: 결과가 아닌 ‘과정’을 칭찬하라. “왜 실패했어?“가 아닌 “그 과정에서 뭘 배웠지?“라고 물어야 합니다.
  • 원칙 2: ‘실패해도 괜찮다’는 안전지대를 만들어라. 최고의 팀은 **‘심리적 안전감’**을 공유합니다. 실패해도 비난받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혁신을 낳습니다.
  • 원칙 3: ‘실패 예산’을 공식적으로 편성하라. 아마존처럼, 아예 예산의 일부를 미래의 ‘꼬리’를 찾기 위한 ‘혁신 실험’ 자금으로 떼어놓는 것입니다.

개인을 위한 원칙

  • 원칙 1: ‘생존’이 최우선이다. 살아남아라. ‘꼬리’는 언제 터질지 모르기에, 가장 중요한 건 기회가 올 때까지 게임에서 퇴장당하지 않고 ‘살아남는 것’입니다.
  • 원칙 2: 당신의 인생을 ‘다각화’하라. 시간의 10~20%는 새로운 걸 배우거나,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거나, 다른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는 데 쓰세요. 삶 곳곳에 다양한 복권을 심어두는 겁니다.
  • 원칙 3: 실패를 ‘손실’이 아닌 ‘수업료’로 기록하라. 실패의 경험은 당신만 가진 독특한 자산이 되어, 다음 성공 확률을 극적으로 높여줄 겁니다.

에필로그: 꼬리를 향한 용기

세상은 언제나 극소수의 예측 불가능한 ‘꼬리’ 사건들이 움직여 왔습니다. 인쇄술, 증기기관, 인터넷, 그리고 AI 혁명까지. 이 모든 건 처음에는 미친 짓처럼 보였던 누군가의 대담한 베팅이었습니다.

‘Tails, you win’은 단순히 돈 버는 기술이 아닙니다. 이건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이자, 수많은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내 길을 갈 수 있게 해주는 용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 한국 사회는 지금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과거의 성공 공식에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실패를 용인하는 용기 있는 문화를 만들어 미래를 이끌 위대한 ‘꼬리’를 키워낼 것인가.

당신은 99번의 실패를 감당할 준비가 되었습니까? 당신의 인생을 통째로 바꿀 단 한 번의 ‘꼬리’를 잡기 위해, 끈질기게 살아남을 인내심이 있습니까?

세상을 흔드는 것은 거대한 몸통이 아니라, 작지만 강력한 당신의 ‘꼬리’입니다.

<b>참고자료</b>
  • Housel, Morgan. The Psychology of Money (모건 하우절, 『돈의 심리학』)
  • Thiel, Peter A. Zero to One (피터 틸, 『제로 투 원』)
  • Kahneman, Daniel. Thinking, Fast and Slow (대니얼 카너먼, 『생각에 관한 생각』)
  • Taleb, Nassim Nicholas. The Black Swan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블랙 스완』)
  • Google Re:Work - "Identify dynamics of effective teams"
  • CB Insights - "The Top 20 Reasons Startups F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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