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 시사

'안보 소비자'에서 '글로벌 공급자'로, 155mm 포탄이 바꾼 대한민국의 위상

phoue

4 min read --

이 글은 지난 우크라이나 전쟁시 한국이 대여형식으로 미군을 통한 우회 지원한** 155mm 포탄에 대한 추가 내용의 글을 작성하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 당시 155mm포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회 지원이 가지는 의미를 먼저 되집어 봅니다.

미국의 ‘텅 빈 무기고’를 채운 K-방산, 한미동맹의 격이 달라졌다

A 155mm howitzer firing powerfully on a field, with smoke and shells dramatically captured.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불을 뿜는 155mm 곡사포

2022년,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앗아간 포성. 그런데 이 전쟁이 수만 킬로미터 떨어진 한미동맹의 본질을 뒤흔드는 나비효과를 일으켰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이것은 단순히 무기를 사고파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텅 빈 무기고’라는 민낯과 그 위기를 해결한 예상 밖의 구원투수, 대한민국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때 안보를 ‘소비’하던 나라에서 동맹의 위기를 해결하는 핵심 ‘공급자’로, 대한민국의 위상이 어떻게 격상되었는지 그 흥미진진한 막전막후를 파헤쳐 봅니다.

1막: 포성은 멈추지 않는데, 공장은 침묵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현대전이 얼마나 잔혹하게 자원을 소모하는지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전장의 승패를 가르는 155mm 포탄은 하루 수천 발씩, 말 그대로 ‘쏟아부어’졌습니다.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미국은 200만 발에 가까운 포탄을 지원했고 그 결과는 예상보다 심각했습니다.

An empty, dusty warehouse with shelves stretching into the distance, symbolizing a depleted stockpile.
텅텅 비어버린 미국의 전략물자 창고를 상징

‘불편하게 낮은 수준’: 미국의 경고등이 켜지다

2022년 8월, 미 국방부 내부에선 비상이 걸렸습니다. 155mm 포탄 재고가 **“불안할 정도로 낮은 수준”**에 도달했다는 보고가 빗발쳤기 때문입니다. 이는 단순한 물자 부족이 아니었습니다. 만약 한반도나 대만에서 동시에 위기가 터진다면, 미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략적 위험’이었습니다. 세계 최강 군대가 가장 기본적인 소모품 부족에 시달리게 된 것입니다.

왜 미국은 포탄을 찍어내지 못했나?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이유는 ‘냉전의 종식’이라는 역사적 아이러니에 있습니다. 냉전이 끝나자 미국은 대규모 지상전의 가능성을 낮게 보고, 포탄 같은 재래식 무기 생산 시설을 대폭 축소했습니다. 대신 미사일, 드론과 같은 첨단 무기에 집중했죠. 그 결과, 전쟁 직전 미국의 월간 포탄 생산량은 고작 14,400발. 우크라이나가 며칠 만에 소모하는 양에 불과했습니다. TNT 같은 핵심 원자재 공장마저 미국 본토에 없는 실정이었습니다.

2막: 위기 속에서 빛난 ‘K-방산’의 역설

미국과 유럽이 발을 동동 구를 때, 해결책은 의외의 곳에 있었습니다. 바로 대한민국이었습니다.

A clean, modern, and busy assembly line showing rows of shiny new artillery shells being manufactured.
한국의 155mm 포탄 생산라인

북한의 위협이 낳은 세계 1위 생산 능력

한국은 냉전 이후에도 ‘평화’를 사치로 여길 수 없었습니다. 휴전선 너머 수천 문의 장사정포를 겨누고 있는 북한의 위협은, 역설적으로 한국의 방위 산업을 항상 ‘뜨겁게(hot)’ 유지시키는 동력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 한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155mm 포탄을 생산하고 비축하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 압도적 생산량: 평시 연간 20만 발 이상, 전시에는 연간 150만 발까지 생산이 가능합니다. 이는 미국과 유럽 전체의 현재 생산량을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 속도와 품질: 상시 가동되는 생산 라인 덕분에 즉각적인 대량 공급이 가능하며, NATO 표준을 완벽히 준수해 품질과 호환성도 최고 수준입니다.
  • 놀라운 가성비: 높은 품질에도 불구하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세계 시장에서 K-방산의 위상을 높이는 핵심 요인이 되었습니다.

3막: ‘판매’가 아닌 ‘대여’라는 외교적 묘수

하지만 중대한 걸림돌이 있었습니다. 한국은 ‘분쟁 지역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정책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원칙을 지키면서 어떻게 동맹의 위기를 도울 수 있었을까요? 여기서 한미동맹의 지혜가 빛을 발합니다.

Advertisement

A large cargo ship at a port, with cranes loading standardized military containers onto it under a clear sky.
포탄을 컨테이너에 담아 선적하는 화물선박

바로 **‘판매(Sale)‘가 아닌 ‘대여(Lease)’**라는 전례 없는 방식을 택한 것입니다.

어떻게 작동했을까?

  1. 한국은 미군에게 155mm 포탄 50만 발을 ‘대여’합니다.
  2. 미국은 이 포탄으로 자국의 텅 빈 무기고를 채웁니다.
  3. 비축물자에 여유가 생긴 미국은, 자신들의 기존 재고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합니다.

이 영리한 ‘우회 지원’ 방식을 통해 한국은 러시아를 직접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미국의 전략적 부담을 덜어주고 우크라이나를 간접적으로 돕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습니다.

헌 포탄 주고, 새 포탄 받는 ‘윈-윈’ 전략

더 놀라운 사실은 상환 조건입니다. 미국은 빌려간 포탄을 그대로 돌려주는 대신, 미국 예산으로 한국 방산업체(풍산 등)에서 생산한 최신 포탄을 구매해 한국군에 돌려주기로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오래된 재고를 동맹 지원에 사용하고, 그 자리를 미국의 돈으로 산 신형 포탄으로 채우게 된 것입니다. 이는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완벽한 ‘윈-윈(win-win)’ 거래였습니다.

동맹의 무기고, 새로운 시대를 열다

이번 155mm 포탄 거래는 단순한 군수 지원을 넘어, 한미동맹의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과거 미국의 안보 우산에 의존하던 **‘안보 소비자’**에서, 이제는 동맹의 위기 시 결정적 도움을 주는 **‘안보 공급자’**로 대한민국의 위상이 완전히 바뀐 것입니다. 이는 양국 정상이 합의한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이 단순한 구호가 아님을 증명한 사건입니다.

물론, 동맹이 깊어질수록 우리의 의지와 무관한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연루(entrapment)‘의 위험도 함께 커집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이 이제 한반도를 넘어 세계 안보 질서에 기여하는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는 사실입니다. ‘동맹의 무기고’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대한민국. 우리는 이 새로운 시대가 제시하는 기회와 도전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요?

**참고자료**
  • CSIS 보고서: U.S. Military Capabilities and Requirements in a War with China
  • 미 국방부 및 언론 보도 자료 종합
#155mm 포탄#한미동맹#K-방산#안보 공급자#우크라이나 전쟁#미군 무기고#포탄 대여#방위산업#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미국 포탄 생산량 부족 이유#한국 포탄 우회 지원#러시아 북한 포탄 거래

Recommended for You

안전 마진: 워런 버핏은 알고 리먼은 몰랐던 부의 비밀

안전 마진: 워런 버핏은 알고 리먼은 몰랐던 부의 비밀

5 min read --
자율성 프리미엄: 돈으로 시간을 사는 법, 당신도 진짜 부자가 될 수 있다

자율성 프리미엄: 돈으로 시간을 사는 법, 당신도 진짜 부자가 될 수 있다

13 min read --
역인수에서 스테이블코인까지: 네이버-두나무 빅딜의 숨겨진 전략

역인수에서 스테이블코인까지: 네이버-두나무 빅딜의 숨겨진 전략

26 min read --

Advertisement

댓글